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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 5년...드디어 국가가 답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 25일 오전 광화문 농성장 방문
희생자 애도 및 3대 적폐 폐지 위한 노력 약속...“농성은 중단해도 투쟁은 계속된다"
 
등록일 [ 2017년08월25일 13시00분 ]
 
 

광화문 농성장을 찾은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광화문 공동행동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농성 5년 만에 국가가 화답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9시 30분경 광화문 농성장을 찾았다. 박 장관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그리고 장애인 수용시설 정책으로 인해 사망한 희생자들 애도하고 이 제도들을 폐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성을 이어온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아래 광화문공동행동)은 박 장관의 약속을 환영하며, 오는 9월 5일 농성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성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인 2012년 8월 21일부터 시작되었다. 정권이 한 번 바뀌고도 5년을 꽉 채워온 농성 기간 동안, 농성장 한쪽 벽에는 영정사진이 늘어갔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그리고 수용시설 제도 틈바구니에 끼어 불타 죽은 박주영, 송국현, 지현·지우 남매, 그리고 송파 세모녀가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과 함께 농성장을 지켰다. ‘아직’ 산 사람들은 더 이상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국가를 향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돌아온 것은 5년간의 침묵 뿐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광화문 농성 1831일째인 25일, 복지부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찾았다. 이들의 절박한 외침에 미약하게나마 국가가 응답을 해온 것이다. 농성장 한쪽에 늘어선 18개의 영정 앞에 헌화한 후 박 장관은 “저는 오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문재인 정부를 대표하여 이 자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 탈시설화를 주장하며 지난 5년 동안 농성을 이어오신 장애인단체, 빈민단체 등과 말씀을 나누기 위해 찾아왔다”라며 “가까운 거리인데,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정부와 단체가 마주하게 되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박 장관은 장애등급제 폐지 및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통한 중증장애인의 지역사회 독립생활 지원, 탈시설, 지역사회 중심으로 장애인 정책 방향 전환, 부양의무자기준 단계적 폐지 등을 약속했다.

 

박 장관은 “이제 촛불로 다시 태어난 대한민국 정부가 다시 광화문에 서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여러분께 응답하겠다.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돌아가신 분들의 뜻이 잘 받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히며 “이제 광화문의 농성을 풀고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복지 사각지대를 완전히 해소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미래를 함께 그려보자”라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송파 세 모녀, 김주영, 박지우, 박지훈, 송국현, 박진영, 이광동, 장성아, 장성희, 이재진, 오지석, 김준혁, 박홍구, 최종훈, 박현, 박종필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장애인 수용시설 제도로 인해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며 묵념하는 박능후 장관
 

박 장관의 발언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는 “오늘 만남이 ’장애인의 완전한 통합과 참여’를 꼭 실현시키는 행동이 되기를 바란다”라며“오늘 장관님의 방문은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위원회’와 ‘장애등급제·장애인수용시설 폐지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그것이 약속이 된다면, 공동행동은 그동안 우리를 지지해 주신 시민 여러분과 연대해주신 여러 단체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0주년이 되는 9월 5일에 기념행사를 마치고 이곳 광화문 농성장은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박 장관은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인 수용시설 정책 폐지에 공감하며 “제안하신 위원회를 통해 심도있게 논의해 가자. 말씀하신 우려점이 정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장관의 농성장 방문에 기분이 어떤지 질문을 던지자, 지난 5년간 농성장을 지켜온 활동가들은 하나같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윤경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장관이라는 ‘높으신 분’이 와서가 아니라, 드디어 돌아가신 분들의 죽음 앞에 국가가 섰다는 사실 자체가 가슴 벅찬 일”이라고 말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국가의 잘못된 제도 때문에 죽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껏 국가는 이분들의 죽음을 너무 무시해왔다. 오늘 박 장관의 방문도 이분들의 죽음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애도'에서 그쳤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사람들이 죽어야 했던 이유를 국가가 인지했다는 것, 이들이 국가로부터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의미가 특별했던 것 같다.”

 

그러나 국가가 대답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농성이 중단된다고 해서 이들의 싸움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박 장관이 돌아가고 떠들썩하게 모인 취재진과 공무원들도 떠나간 자리에,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다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서명판을 늘어놓았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농성을 중단한다고 하니까 일각에서는 우리가 복지부와 모든 ‘합의'를 마치고 싸움을 ‘끝'내는 줄 알 까봐 우려스럽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존엄한 삶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농성이 아닌 다른 형태로 더욱 치열하게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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