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HOT 뉴스


정신장애인 당사자 배제한 채 ‘정신질환자 범죄’ 국회 입법 공청회 개최… 당사자들 분노
정신장애인들 “마녀사냥 멈추고, 당사자 이야기를 들어달라” 국회 앞에 모여
“정신장애인도 한 사람의 국민, 언론과 입법자들 편 가르기 멈춰야”
 
등록일 [ 2019년06월13일 15시29분 ]
 
 

1560407287_67962.jpg13일, 오전 11시 정신장애와인권파도손(아래 파도손) 등 10여 개 단체가 모여 ‘정신장애인 혐오를 조장하는 언론인 각성 촉구 및 사회적 혐오를 조장하는 반인권적 입법공청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허현덕
 

최근 국회에서 정신장애인 당사자를 배제한 채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며 감금을 정당화하는 법안 공청회를 연 것에 대해 정신장애계가 분노하며 국회 앞에 모였다.

 

13일, 오전 11시 정신장애와인권파도손(아래 파도손) 등 10여 개 단체가 모여 ‘정신장애인 혐오를 조장하는 언론인 각성 촉구 및 사회적 혐오를 조장하는 반인권적 입법공청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뿐 아니라 범죄자의 정신병력을 부각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언론보도는 ‘정신장애인=범죄자 또는 예비 범죄자’로 인식하게 만든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다시 정신장애인 ‘격리’와 ‘보호’를 골자로 하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열렸다. 5일,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정신질환범죄 방지와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입법공청회’에서는 “정신장애 당사자 단체를 배제한 채 정신장애인을 격리감호의 대상자로 설정하고 감금을 정당화하려는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정하 파도손 대표는 “언론은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줘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있음에도 정신장애인에 대해서는 살인적인 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입법자들도 제대로 정신장애인에 대해 모르면서,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키우고 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기자회견 이유를 밝혔다.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비정신장애인의 범죄율에 비해 낮다. 또한 정신질환과 범죄의 관련성에 대해서 입증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기자회견에서는 ‘정신장애인의 범죄’가 아닌 ‘정신장애인의 죽음’에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촉구했다.

 

2016년 기준으로 정신장애인의 조사망률(사망수준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지표)은 인구 10만 명당 1613명으로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조사망률 549명보다 3배가량 높다. 정신장애인의 평균 수명은 59.3세로 우리나라 평균 수명 82세보다 14.9세가 적다. 정신장애인의 자살률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자살률의 8.1배로 나타나고 있다.

 

이정하 대표는 “특정 인구 집단의 자살률이 높고, 다른 집단과의 사망연령도 차이가 극심한데 어느 곳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정신장애인은 유령처럼 감춰져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고, 지역에 거주할 공간도 없어 사회에서 그저 부유하고 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정신장애인 범죄가 나타나면 그때서야 보도를 하고, 입법자들은 여기에 편승해 편견만 강화하고 있다”며 “사실상 정신장애인이 ‘사회적 학살’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560407347_71075.jpg기자회견 참가자가 ‘당사자의 죽음은 언론보도 되지 않는다’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허현덕
 

주상현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지부장은 “보건복지부에서 최근 정신장애인에 대한 일제조사를 했는데, 그보다 정신장애인이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몇 개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언론에서 정신장애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위 전문가들은 정신장애인들이 병원에 가면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현재 그런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2008년 비준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정신장애인의 강제입원과 강제치료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지역사회에서의 요양, 재활, 직업 활동, 일상 활동, 사회생활을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현재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면서 회복할 수 있는 사회복지 인프라는 없다. 파도손은 “우리나라는 오히려 세계적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5일 열린 국회 공청회에 정신장애 당사자를 배제한 채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에 분노했다. 공청회 구성원도 평소 정신장애인 범죄에 주목하며, 정신장애인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로만 구성된 것에도 의구심과 우려를 나타냈다.

 

이정하 대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이해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법안을 만들고 통과가 되면 정신장애인은 소리 없이 제거되고 더욱 보이지 않는 곳에 갇히게 될 것”이라며 입법 공청회에 대한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유동현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이미 정신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국가가 나서서 편 가르기를 하고, 특정 계층을 소외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특정 국민을 격리하고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감시와 견제를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참가자들은 정신장애인이 한 사람의 국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취지를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정하 대표는 “치매환자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5명 중 1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정신장애인도 이웃과 함께 살아가야 할 평범한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입법자들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추고, 정신건강복지법의 취지에 걸맞은 ‘정신장애인을 위한 질 좋은 사회서비스’를 고민할 때”라고 촉구했다.

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1. 올해 장애인연금 선정기준액, 122만 원으로 동결

     올해 장애인연금 선정기준액, 122만 원으로 동결 ‘단독가구 122만 원, 부부가구 195만2000원’으로 작년과 동일한 기준  장애아동수당 받던 ‘18세~20세 중증장애학생’ 약 1만 명도 장애인연금 대상자에 포함    등록일 [ 2020년01월07일 17시09분 ]   박능후 ...
    Date2020.01.09 By성동센터 Views118
    Read More
  2. 장애등급제 폐지된 거 맞아? ‘활동지원 본인부담금 인상’에 장애계 분노

    장애등급제 폐지된 거 맞아? ‘활동지원 본인부담금 인상’에 장애계 분노  보건복지부, “장애인 활동지원 받으려면 돈 내라”면서 올해도 본인부담금 인상 악행 ‘인상은 활동지원사 처우개선때문’이라며 장애인과 활동지원사 분란 조장까지     등록일 [ 2020년0...
    Date2020.01.07 By성동센터 Views140
    Read More
  3. 장애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조사 대상 아니라는 인권위, 규탄한다”

     장애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조사 대상 아니라는 인권위, 규탄한다”  잇따른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계 진정에 ‘각하’ 결정 내린 인권위  장애계 “인권위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 인권위 앞에 모여    등록일 [ 2020년01월02일 14시45...
    Date2020.01.03 By성동센터 Views77
    Read More
  4. 탈시설 둘러싸고 ‘거주시설협회 vs 장애계’ 팽팽하게 맞서

    탈시설 둘러싸고 ‘거주시설협회 vs 장애계’ 팽팽하게 맞서  시설협회 측 “‘탈시설’, 법 명칭 사용 절대 안 돼… 다양한 거주시설 필요” 장애계 “거주시설폐쇄법 제정으로 2030년까지 모든 시설 폐쇄해야”    등록일 [ 2019년12월16일 21시50분 ]   한국장애인복...
    Date2019.12.17 By성동센터 Views154
    Read More
  5. 정부,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 발표… 내용은?

    정부, ‘장애인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 발표… 내용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내년 5개 기초자치단체 지정, 장애인 문해교육 고시 제정도  장애인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 개발, 범부처 중앙상설협의체 구성     등록일 [ 2019년12월13일 18시56분 ]   화...
    Date2019.12.16 By성동센터 Views131
    Read More
  6. 장애인 동료지원가, 정부의 과도한 실적 압박 끝에 사망… 장애계 ‘분노’

     장애인 동료지원가, 정부의 과도한 실적 압박 끝에 사망… 장애계 ‘분노’  고용노동부 ‘중증장애인 일자리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고 설요한 씨, 장례식 엄수  실적 못 채우면 월급 토해내는 기이한 사업구조… “또 다른 희생자 막아야 한다”     등록일 [ 2019...
    Date2019.12.12 By성동센터 Views153
    Read More
  7. 장애계, 장애인생존권 3대 법안 국회 통과 촉구 나서

    장애계, 장애인생존권 3대 법안 국회 통과 촉구 나서 활동지원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담은 ‘활동지원법’ 개정 요구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및 ‘장애인복지법’ 개정 요구도    등록일 [ 2019년12월09일 23시04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일 오전 10...
    Date2019.12.11 By성동센터 Views101
    Read More
  8. 사회복지사들,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촉구 나서

    사회복지사들,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촉구 나서 송파 세 모녀 사건 후에도 ‘생활고 비극’ 잇따라  최저생활 보장 못 하는 기초법, 부족한 수급비조차 막는 부양의무자 기준    등록일 [ 2019년11월29일 17시54분 ]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등 시민사...
    Date2019.12.02 By성동센터 Views115
    Read More
  9. 혼자가 된 발달장애인, “시설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파”

     혼자가 된 발달장애인, “시설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파” 재난과 같은 부모 부재,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장애인… 위기 읽지 못하는 자립생활 정책  중증발달장애인들의 지역사회 생존기 통해 자립의 필수 요건 고민하는 자리 열려     등록일 [ 2019년11...
    Date2019.11.27 By성동센터 Views290
    Read More
  10. 오는 12월 10일부터 발달장애인 사진전 ‘동행’ 열린다

    오는 12월 10일부터 발달장애인 사진전 ‘동행’ 열린다 발달장애인 44명, 지역사회의 새로운 모습 사진에 담아 전시회 열어    등록일 [ 2019년11월25일 15시39분 ]     발달장애인 사진전 ‘동행’이 봉산문화회관 3층 제1전시실에서 오는 12월 10일부터 15일까...
    Date2019.11.27 By성동센터 Views308
    Read More
  11. 국회 앞 집결한 장애인들 “내년도 예산 확대” 1박 2일 투쟁 돌입

    국회 앞 집결한 장애인들 “내년도 예산 확대” 1박 2일 투쟁 돌입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위한 예산 확대 촉구  예산 쥐고 있는 국회와 기획재정부 향해 한 목소리     등록일 [ 2019년11월15일 19시37분 ]   1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
    Date2019.11.20 By성동센터 Views91
    Read More
  12. 사지마비 장애인, 활동지원 110시간 삭감… ‘종합조사표 공포’ 현실화

     사지마비 장애인, 활동지원 110시간 삭감… ‘종합조사표 공포’ 현실화 종합조사표로 재심사받은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월 440→330시간으로 ‘뚝’ 삭감 이유 들여다보니 ‘장애유형간 싸움 붙인다’는 지적 들어맞아     등록일 [ 2019년11월19일 11시25분 ]   서...
    Date2019.11.20 By성동센터 Views204
    Read More
  13. 앙상한 소비만 남고 권리는 사라질 개인예산제

    앙상한 소비만 남고 권리는 사라질 개인예산제  개인예산제는 장애등급제 폐지의 대안 될 수 없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지원” 원칙 지키며 공공성 강화로     등록일 [ 2019년11월07일 14시10분 ]    한국의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특정 복지서비스...
    Date2019.11.18 By성동센터 Views330
    Read More
  14. 아태 장애계 모여 “장애포괄적 관점이 곧 지속 가능한 사회”

    아태 장애계 모여 “장애포괄적 관점이 곧 지속 가능한 사회”  아태 장애계, 장애포괄적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 발표  정부·기업·시민단체에 장애 배제하지 않는 구체적 요구안 제시     등록일 [ 2019년11월06일 18시16분 ]   6일, 국가...
    Date2019.11.07 By성동센터 Views99
    Read More
  15. 대법원 “뚜렛증후군 장애인등록 거부는 위법, 등록 가능해야”

    대법원 “뚜렛증후군 장애인등록 거부는 위법, 등록 가능해야” 대법원 “뚜렛증후군으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 받아” 장애계 “장애유형에 대한 재정립 계기로 삼아야” 한목소리    등록일 [ 2019년11월05일 19시46분 ]   두꺼운 책과 판사봉. ...
    Date2019.11.06 By성동센터 Views96
    Read More
  16. 장애인 탈시설 선언 현장, 마로니에 공원에 기념 동판 설치

    장애인 탈시설 선언 현장, 마로니에 공원에 기념 동판 설치 석암재단 장애인거주시설 비리 맞선 ‘마로니에 8인’ 뜻 되새겨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 제정 향해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    등록일 [ 2019년11월04일 18시37분 ]   4일 오전 마로니에 공원에서 석...
    Date2019.11.05 By성동센터 Views123
    Read More
  17. 장애인노조 출범 “자본이 배제하는 노동, 새롭게 정의할 것”

     장애인노조 출범 “자본이 배제하는 노동, 새롭게 정의할 것” 공공운수노조 산하 지부로    등록일 [ 2019년11월03일 16시01분 ]     공공운수노조 장애인일반노동조합지부(장애인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장애인노조는 2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
    Date2019.11.05 By성동센터 Views77
    Read More
  18. 장애계 “매주 목요일, 복지예산 확대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행진”

    장애계 “매주 목요일, 복지예산 확대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행진” 국회 예산심의 열쇠 쥔 기재부, 이번에는 만날 수 있을까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위한 예산 쟁취 결의대회 열어    등록일 [ 2019년10월31일 22시19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
    Date2019.11.01 By성동센터 Views60
    Read More
  19. 인권위 “선거방송에서 자막·수어통역 미제공은 청각장애인 참정권 침해”

    인권위 “선거방송에서 자막·수어통역 미제공은 청각장애인 참정권 침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선거 관련 프로그램에 자막·수어통역 반드시 제공해야    등록일 [ 2019년10월30일 15시59분 ]   지난 2017년 방송된 KBS 주관 대선 후보자 토론회. 오른쪽 하단에 ...
    Date2019.10.31 By성동센터 Views111
    Read More
  20. No Image

    현행 장애인화장실 규격 ‘무용지물’

    수동휠체어에 맞춰져, 전동휠체어로 이용 힘들어 제도개선솔루션, ‘설치규격 변경’ 복지부에 건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9-04 11:52:01       수동휠체어 기준으로 마련된 장애인화장실 설치규격을 전동휠체어도 포괄할 수 있는 크기로 개선해야 한...
    Date2019.10.31 By성동센터 Views14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