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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정부, 장애인 탈시설 정책 주도해야… 로드맵 수립 권고” 
2009년보다 2017년 장애인 거주시설 1,019곳→1,517곳, 거주인 23,243명→30,693명으로 늘어
 정부 주도 ‘장애인 탈시설 추진단’ 구성과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마련 권고
 
 등록일 [ 2019년09월23일 15시54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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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세종시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 제정을 촉구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진 박승원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는 국무총리에게 장애인이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살 수 있도록 범정부·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장애인 탈시설 추진단’ 구성과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마련을 권고했다.

 

특히 인권위는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에 △탈시설 정책방향과 목표, 추진일정 및 예산 △탈시설 전담기구 및 전담부서 설치 △지역사회 전환주택 및 지역사회복지서비스 확대 △신규 거주시설 설치 제한 등을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 10월 ‘효과적인 탈시설 전략 개발’을 우리나라에 권고한 바 있다”며 문재인 정부도 탈시설 정책을 국정과제로 채택하였으나 여전히 시설·병원 중심의 서비스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2018~2022)’에 탈시설 정책을 포함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계획(2019~2022)’에 ‘장애인 자립생활 및 지역정착 지원모델’ 개발을 담았다. 그러나 인권위는 “정부가 탈시설 로드맵 구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견인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2017년 시행한 ‘장애인 탈시설 방안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와 ‘중증·정신 장애인 시설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검토한 후 정부에 이를 권고했다.

 

- 2009년보다 2017년 장애인 거주시설 1,019곳→1,517곳, 거주인 23,243명→30,693명으로 늘어

 

우리나라 장애인거주시설은 2009년 1,019곳에서 2017년 1,517곳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시설 거주 장애인도 2009년 23,243명에서 2017년 30,693명으로 늘었다. 연령별로는 20~30대 장애인이 전체 인원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10대는 약 11%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밖에도 2015년 기준으로 정신요양시설에 9,990명, 노숙인 시설에 4,089명 등 대략 44,700명의 장애인이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권위는 “거주시설 장애인은 본인 의사에 반해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어 10~20년, 심지어 사망 시까지 살고 있다”며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못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고, 다양한 삶의 기회와 선택권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 인권위의 ‘중증·정신장애인 시설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거주시설의 비자발적 입소비율은 67%, 입소 기간 10년 이상은 58%로 조사됐다. 비자발적 입소 사유 중엔 ‘가족들이 나를 돌볼 수 있는 여력이 없어서(44.4%)’가 가장 높았다. 정신요양원의 경우 10년 이상의 장기입소자가 65%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거주시설은 1개 방에 ‘3~5명’이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52.4%, ‘6명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비율은 36.1%로 높게 나타났다. 거주시설 장애인은 ‘다른 사람이 안 보는 곳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없다(38.3%), ‘자신이 원할 때 자유롭게 목욕하기 어렵다(34.8%)’, ‘기상과 취침 시간을 결정할 수 없다(55.0%), ‘식사시간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75.4%)’라고 응답했다.

 

또한 일부 사회복지법인에서 장애인 학대, 노동착취, 비리 등의 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형제복지원(1987) 사건 이후에도 소쩍새마을(1994), 남원평화의집(2016), 대구시립희망원(2016) 등의 사례가 반복됐다.

 

인권위는 “국가와 사회는 거주시설의 장애인이 처한 인권침해적 상황이나 개인의 성장과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 대해 고민하거나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계획’은 서울시, 대구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탈시설 정책을 견인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오는 9월 25일~10월 25일까지 대구·대전·부산·광주·강원·서울·제주도 등 7개 지역에서 ‘장애인 탈시설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책토론회에서는 지자체별로 다른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평가하고, 탈시설 추진과정에서의 쟁점을 중심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시설 종사자·장애인 인권단체·지자체 관계자 등이 모여 탈시설 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한다.
 

 


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http://www.beminor.com/detail.php?number=13864&thread=04r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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