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인, 전화 못 받았다고 부정수급자 되나?
사회보장정보원, 전화로 모니터링하며 부정수급 감시
의정부 중개기관 58명 소명서 제출 요구받기도
 
등록일 [ 2016년05월09일 12시33분 ]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이 9일 사회보장정보원의 활동보조인 부정수급 색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규탄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장애인활동지원 등 사회서비스 바우처를 관리하는 사회보장정보원이 모니터링 전화를 받지 못한 활동보조인에게 부정수급이 아님을 증명하는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활동보조인들은 이러한 사회보장정보원의 처사가 도를 넘었다고 분개했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아래 활보노조),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사회보장정보원은 지난해 말부터 활동지원제도 부정수급을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했다. 특정 활동지원 제공 기관에 소속된 활동보조인들이 일하는 시간에 전화를 걸어 이들이 이용자와 함께 있는지 확인한다는 것이다. 전화를 받지 못했거나 이용자와 함께 있지 않았던 활동보조인에게는 그 시간 자신이 일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소명서와 CCTV 화면 등 근거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중개기관에 소속된 활동보조인들은 지난 2월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모니터링 연락을 받았고, 지난 4월 58명이 소명서 제출을 요청받기도 했다. 모니터링이 전국적인 범위로 이뤄지고 있어, 이러한 일을 겪는 활동보조인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활보노조는 이러한 모니터링 방식이 활동보조인의 노동권과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활보노조는 9일 사회보장정보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정수급 색출을 위한 모니터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활동지원사업 초창기부터 활동보조인을 해왔던 당사자 ㄱ 씨는 “(이용자 요구로) 슈퍼마켓에 가거나 이용자 약을 타러 가도 이용자와 같이 있지 않으면 부정이라고 한다”라며 “이용자 심부름으로 가는 모든 곳은 어떻게 해서든 움직이기 힘든 이용자를 데리고 가야 하는가. 이용자와 활동보조 일에 대해 전혀 이해와 공감 없이 감시만 하겠다는 발상이 기가 막힐 뿐”이라고 질타했다.
 

ㄱ 씨는 “어느 직업이 전화 받아가면서, 영상통화까지 요구받으며 일을 해야 하는가. 그렇게 믿지 못하면서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가.”라며 “박봉에도 묵묵히 오랜 시간 일해오신 분들에게 예의를 지켜주길 바라고, 더는 허무함과 회의감에 빠지지 않도록 그런 무례한 일은 지양하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구범 활보노조 부위원장은 “꿋꿋하게 일하고 있는 활동보조인들이 전화 때문에 일도 못 하는 상황이 말이 되는가”라며 “정말 활동보조인들을 못 믿겠다면 전화만 걸지 말고, 현장으로 나와서 노동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직접 모니터링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석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조직국장은 “모든 사람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노동자도 노동자로서 권리를 갖는 게 상식이다. 감시보다는 활동지원서비스가 질 좋은 서비스가 되고 노동자들에게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활보노조는 사회보장정보원 측에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활보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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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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