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세 모녀 3주기’ 맞아 ‘부양의무제 폐지’ 담은 기초법 개정안 발의
윤소하 의원,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대표 발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수급권자 권리 확대 등 담아
 
등록일 [ 2017년02월24일 12시51분 ]
 
 
24일 발의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설명하고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국회 정론관에서 열렸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20대 국회에서는 부양의무제가 폐지될 수 있을까. 24일, ‘송파 세 모녀’ 3주기를 맞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 대표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부양의무제 폐지, 수급권자 권리 확대, 기초생활보장법 운용에 대한 국민과 수급권자의 민주적 참여 보장 등을 골자로 한다.
 
윤 의원과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정안의 발의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고 20대 국회와 정부에 개정안 통과를 위한 협조를 촉구했다.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수급권자의 수급 여부는 1촌 직계혈족(부모와 자녀)과 그 배우자의 소득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윤 의원은 "지난 2014년 12월, 소위 `송파 세 모녀 법`으로 불리는 기초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당시 134만 명이었던 수급자가 개정안을 통해 약 210만 명으로 증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2016년 7월 수급자는 166만 명에 그쳤다"라며 "제도 개편에도 불구하고 수급자 수가 늘지 않는 것은 선정 기준과 신청 절차가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개정안에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주소가 없는 수급신청자에게 임시주소지를 제공하여 수급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수급 탈락 고지를 받았으나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 종료까지 수급 삭감이나 탈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고 수급 신청 후 완료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줄였다. 재산 기준 및 소득환산방식, 소득인정방식을 조정할 때 수급권자를 대표할 수 있는 위원의 참관을 규정하여 사회적 합의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동안 기초법 개정을 요구해온 단체들은 개정안을 환영하며 법안 통과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형숙 부양의무제·장애등급제 광화문공동행동 상임대표는 "부양의무제는 장애등급제와 더불어 한국 사회에서 꼭 없어져야 할 대표적인 악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얼마 전 한 어르신이 경기도인권센터에 찾아왔다. 35년 전, 남편의 폭력에 못 이겨 아이를 두고 집을 나온 분이셨는데, 얼마 전 생사도 모르던 딸이 연락을 해왔다더라. 딸이 건강이 안 좋아져 수급비를 신청하려는데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어르신이 재혼한 남편에게 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터무니없는 기준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협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배진수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안은 2014년부터 계속 발의되었지만, 정부의 반대로 폐기되었다"라며 "정부 반대 근거를 담은 검토보고서를 봤더니,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사람들이 재산을 자식에게 증여하고 부정수급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배 변호사는 "그렇다면 정부는 예상되는 부정수급에 대한 방지책을 마련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배 변호사는 "이 개정안은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잘못된 제도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 나간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법안"이라며 개정안 통과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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