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지원팀 이귀남
21대 총선, 앞으로 4년간 일할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 날이다. 나의 자녀는 발달장애인으로 이번 선거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날이다. 선거공보물이 우편으로 배달되어 각 당의 후보자의 생김새, 이력, 선거공약이 홍보되어 있었지만 선거정보에 대해 발달장애자녀에게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막막했다.
후보자인 이 사람이 누군지, 왜 선거를 해야 하는지, 공약이 무엇인지, 이력이 어떤 것이 있는지, 배달되어온 선거 공보물을 보여주었지만 알려주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투표하는 당일 날보다는 사전 투표하는 날이 사람이 적을 것 같아 미리 투표를 하고자 사전투표소에 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투표소에 접근해서도 사람들의 시선이 좀 불편했다. 줄을 서있는 내내 나의 장애자녀는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박수를 치거나 혼잣말을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어 1미터 간격으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발달장애 자녀에게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설명을 하며 옆에 같이 줄서서 기다렸다. 선관위에서 나오신 분은 왜 옆에 서계시냐.... 등 투표절차를 밟으며 서있는 내내 선관위직원이 바뀔 때 마다 발달장애인이라고 설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몸에 열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손소독제를 바른 후 비닐장갑을 끼고 기표소에 들어서려는 순간 여기서 부터는 장애인 혼자서 기표를 해야 된다는 선관위 관계자의 말에 의해 나는 거기까지 장애자녀와 함께하다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 나의 자녀는 어떻게 기표했는지 잘 모르겠다. 사표는 되지 않았는지.... 본인이 찍고자 하는 사람에게 찍었는지.... 나의 설명으로 장애자녀가 선거에 대한 상황이 이해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장애인의 참정권 확대를 위해 ‘그림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얼굴이나 정당 로고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지체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지원자가 같이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는 기표소에 함께 들어갈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고민이 들었고 사회적으로도 함께 고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