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HOT 뉴스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법원 “신길역 리프트 사고 유족에 1억 3천만 원 배상하라” 판결
서울교통공사, 1년 7개월간 법정 다툼 끝에 손해배상소송 1심 일부 패소
 장애계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법원 태도, 변화하고 있어” 긍정적 평가 
 
 등록일 [ 2019년10월18일 20시28분 ] 
  2.jpg

고 한경덕 씨가 실제 사고를 당한 신길역 휠체어 리프트에 “살인기계리프트 철거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이 놓여있다. 사진 박승원

 


 

‘신길역 휠체어리프트 추락사망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선고에서 법원은 서울교통공사(아래 공사)가 고 한경덕 씨 유족에게 청구액 총 2억 5,000만 원 중 약 1억 3,000만 원가량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장애계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대응하는 법원 입장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이유형 부장판사)는 18일 한 씨 부인에게는 8,900만 원 중 4,552만 원, 세 자녀에게는 5,100만 원 중 각 2,909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5분의 2를 부담하도록 했다.

 3.jpg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8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신길역 리프트 이용 장애인 추락사망사건 유족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선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박승원

 

 

 

2017년 10월 20일, 전동휠체어를 타는 고 한경덕 씨는 신길역 1·5호선 환승구간에 설치된 휠체어리프트 호출 버튼을 누르려다가 계단 아래로 추락했다. 신길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환승하려면 무조건 리프트를 타야 하는데, 이때 역무원을 호출해서 리프트 작동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신길역에 설치된 호출 버튼은 한 씨가 누르기 힘든 왼편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는 왼손 마비로 오른손만 사용할 수 있었기에 호출 버튼을 누르기 위해선 계단을 등지고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간이 휠체어 방향을 크게 돌릴 만큼 충분치 않아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다가 전동휠체어와 함께 계단 아래로 추락했다. 그는 병원에서 98일간 단 한 번도 깨어나지 못한 채 2018년 1월 25일 사망했다.

 

한 씨 사망 뒤, 유가족 측은 공사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기계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거부당했다. 이에 2018년 3월 26일 유가족을 비롯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와 6명의 변호인단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이번 1심 선고는 소송을 제기한 지 1년 7개월 만에 나왔다. 그동안 원고 측은 신길역 리프트 사고 위험을 알리는 현장검증 영상을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고군분투했다. 이에 피고인 공사도 반박영상을 내보이는 등 리프트 위험성과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오갔다. 그 과정에서 피고 측은 장애에 관한 몰이해를 드러내고 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아 장애계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관련 기사: 서울교통공사, ‘신길역 리프트 안전하다’며 반박 영상 재판부에 제출… 반응은 싸늘)

 4.jpg

최초록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선고 직후 장추련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초록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법원은 유가족이 청구한 금액의 절반 이상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지금 손해액이 얼마로 산정된 것인지 혹은 우리 과실이 얼마나 산정된 것인지 알 수 없다. 판결문이 다음 주에 나오기 때문”이라며 “다만, 다른 유사한 사례에 비춰볼 때 유족 측 배상 비율이 유리하게 책정된 것은 분명하다. 이는 법원이 휠체어 리프트 사고에 대응하는 입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고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평가했다.

 

김성연 장추련 사무국장은 “소송 자체는 개인 청구로 시작했지만, 공공의 이익을 가져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번 소송은 유족이 단순히 배상을 받기 위한 소송이 아니다. 휠체어 리프트 사고에 관해 공사 측이 명확히 책임을 지고 다시는 누구도 위험한 시설로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이 결과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되었지만, 앞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휠체어 리프트 사건 손배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매번 재판에 참석해온 최영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 활동가도 중증장애인 당사자로서 휠체어 리프트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지적했다.

 

최 활동가는 “창동역 1호선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던 중에 갑자기 멈춰 계단 한가운데서 겁에 질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심지어는 꿈에 나타난다. 리프트가 있는 역이 있으면 가급적 타지 않으려고 한 정거장 더 가거나, 전 역에 내려 목적지까지 가기도 한다”라며 “이런 살인 기계 리프트를 철거하지 않으면 앞으로 제2의, 제3의 한경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피고 측에서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하고 지켜볼 것이다.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할 권리를 완전히 쟁취할 때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http://www.beminor.com/detail.php?number=13950&thread=04r08
 
 
 


  1. 중증장애인 ‘기생적 소비계층’ 취급하는 노동시장 구조 바꿔야

    중증장애인 ‘기생적 소비계층’ 취급하는 노동시장 구조 바꿔야 ‘장애인고용촉진법’ 제정 30년… 장애인의무고용률 3.4%· 최저임금도 제외 420공투단, “생산성 중심 아닌 중증장애인의 권리중심의 공공일자리로 나아가야”      등록일 [ 2020년05월01일 18시13분...
    Date2020.05.06 By성동센터 Views143
    Read More
  2. 노동절, 장애인노조 깃발 휘날리며 “장애인도 노동자다”

     노동절, 장애인노조 깃발 휘날리며 “장애인도 노동자다”  코로나19로 장애인 노동의 열악함 더 선명하게 드러나  보호작업장 폐쇄됐지만 휴업급여 못 받아… “노동권 보장하라” 촉구    등록일 [ 2020년05월01일 16시23분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장애인노...
    Date2020.05.04 By성동센터 Views113
    Read More
  3. 올해 장애인연금 선정기준액, 122만 원으로 동결

     올해 장애인연금 선정기준액, 122만 원으로 동결 ‘단독가구 122만 원, 부부가구 195만2000원’으로 작년과 동일한 기준  장애아동수당 받던 ‘18세~20세 중증장애학생’ 약 1만 명도 장애인연금 대상자에 포함    등록일 [ 2020년01월07일 17시09분 ]   박능후 ...
    Date2020.01.09 By성동센터 Views118
    Read More
  4. 장애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조사 대상 아니라는 인권위, 규탄한다”

     장애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 발언’이 조사 대상 아니라는 인권위, 규탄한다”  잇따른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 장애계 진정에 ‘각하’ 결정 내린 인권위  장애계 “인권위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 인권위 앞에 모여    등록일 [ 2020년01월02일 14시45...
    Date2020.01.03 By성동센터 Views78
    Read More
  5. 장애인 동료지원가, 정부의 과도한 실적 압박 끝에 사망… 장애계 ‘분노’

     장애인 동료지원가, 정부의 과도한 실적 압박 끝에 사망… 장애계 ‘분노’  고용노동부 ‘중증장애인 일자리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고 설요한 씨, 장례식 엄수  실적 못 채우면 월급 토해내는 기이한 사업구조… “또 다른 희생자 막아야 한다”     등록일 [ 2019...
    Date2019.12.12 By성동센터 Views153
    Read More
  6. 장애계, 장애인생존권 3대 법안 국회 통과 촉구 나서

    장애계, 장애인생존권 3대 법안 국회 통과 촉구 나서 활동지원 만 65세 연령 제한 폐지 담은 ‘활동지원법’ 개정 요구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및 ‘장애인복지법’ 개정 요구도    등록일 [ 2019년12월09일 23시04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9일 오전 10...
    Date2019.12.11 By성동센터 Views101
    Read More
  7. 혼자가 된 발달장애인, “시설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파”

     혼자가 된 발달장애인, “시설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파” 재난과 같은 부모 부재,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장애인… 위기 읽지 못하는 자립생활 정책  중증발달장애인들의 지역사회 생존기 통해 자립의 필수 요건 고민하는 자리 열려     등록일 [ 2019년11...
    Date2019.11.27 By성동센터 Views291
    Read More
  8. 오는 12월 10일부터 발달장애인 사진전 ‘동행’ 열린다

    오는 12월 10일부터 발달장애인 사진전 ‘동행’ 열린다 발달장애인 44명, 지역사회의 새로운 모습 사진에 담아 전시회 열어    등록일 [ 2019년11월25일 15시39분 ]     발달장애인 사진전 ‘동행’이 봉산문화회관 3층 제1전시실에서 오는 12월 10일부터 15일까...
    Date2019.11.27 By성동센터 Views308
    Read More
  9. 사지마비 장애인, 활동지원 110시간 삭감… ‘종합조사표 공포’ 현실화

     사지마비 장애인, 활동지원 110시간 삭감… ‘종합조사표 공포’ 현실화 종합조사표로 재심사받은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월 440→330시간으로 ‘뚝’ 삭감 이유 들여다보니 ‘장애유형간 싸움 붙인다’는 지적 들어맞아     등록일 [ 2019년11월19일 11시25분 ]   서...
    Date2019.11.20 By성동센터 Views204
    Read More
  10. 장애인 탈시설 선언 현장, 마로니에 공원에 기념 동판 설치

    장애인 탈시설 선언 현장, 마로니에 공원에 기념 동판 설치 석암재단 장애인거주시설 비리 맞선 ‘마로니에 8인’ 뜻 되새겨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 제정 향해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    등록일 [ 2019년11월04일 18시37분 ]   4일 오전 마로니에 공원에서 석...
    Date2019.11.05 By성동센터 Views123
    Read More
  11. 장애인노조 출범 “자본이 배제하는 노동, 새롭게 정의할 것”

     장애인노조 출범 “자본이 배제하는 노동, 새롭게 정의할 것” 공공운수노조 산하 지부로    등록일 [ 2019년11월03일 16시01분 ]     공공운수노조 장애인일반노동조합지부(장애인노조)가 공식 출범했다.   장애인노조는 2일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에서 ...
    Date2019.11.05 By성동센터 Views77
    Read More
  12. 인권위 “선거방송에서 자막·수어통역 미제공은 청각장애인 참정권 침해”

    인권위 “선거방송에서 자막·수어통역 미제공은 청각장애인 참정권 침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선거 관련 프로그램에 자막·수어통역 반드시 제공해야    등록일 [ 2019년10월30일 15시59분 ]   지난 2017년 방송된 KBS 주관 대선 후보자 토론회. 오른쪽 하단에 ...
    Date2019.10.31 By성동센터 Views114
    Read More
  13. 정신장애인들과 함께한 시민들 “매드프라이드, 변화의 시작 되어야”

    정신장애인들과 함께한 시민들 “매드프라이드, 변화의 시작 되어야”  제1회 매드프라이드 서울, 노란나비되어 광장을 행진한 사람들  당사자뿐만 아니라 기자, 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해    등록일 [ 2019년10월28일 12시51분 ]   매드프라이드가 열린...
    Date2019.10.29 By성동센터 Views172
    Read More
  14. 법원 “신길역 리프트 사고 유족에 1억 3천만 원 배상하라” 판결

     법원 “신길역 리프트 사고 유족에 1억 3천만 원 배상하라” 판결 서울교통공사, 1년 7개월간 법정 다툼 끝에 손해배상소송 1심 일부 패소  장애계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법원 태도, 변화하고 있어” 긍정적 평가     등록일 [ 2019년10월18일 20시28분 ]    고...
    Date2019.10.22 By성동센터 Views107
    Read More
  15. 휠체어 탑승가능한 고속버스 도입되지만… ‘아쉬운 점 많아’

    휠체어 탑승가능한 고속버스 도입되지만… ‘아쉬운 점 많아’ 21일부터 온라인 예매 가능, 28일부터 시범 운행  탑승가능한 휠체어 한정적이고, 3일 전까지 예매 필수 등 ‘제한적 상황’ 많아    등록일 [ 2019년10월18일 11시39분 ]   2018년 1월, 국토교통부 주...
    Date2019.10.19 By성동센터 Views124
    Read More
  16. 삼성전자 등 272개 대기업, 장애인 직업생활상담원 뽑지 않아

    삼성전자 등 272개 대기업, 장애인 직업생활상담원 뽑지 않아 고용노동부 지금까지 미선임 사업장에 한 건도 과태료 처분한 적 없어  신창현 의원, “과태료 현실화하고 근로자 수만큼 상담원 기준 마련해야”    등록일 [ 2019년10월15일 16시56분 ]   상담을 ...
    Date2019.10.16 By성동센터 Views102
    Read More
  17. 서울시 탈시설-자립생활 약속, 잉크도 안 말랐는데 ‘백지화’?

     서울시 탈시설-자립생활 약속, 잉크도 안 말랐는데 ‘백지화’?  탈시설 장애인 활동지원 120시간→84시간으로… 52억 원 예산 18억 원으로 ‘싹둑’ 서울장차연 “박원순 시장, 4월에 약속한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지켜라” 경고     등록일 [ 2019년10월01...
    Date2019.10.02 By성동센터 Views106
    Read More
  18. 인권위 “정부, 장애인 탈시설 정책 주도해야… 로드맵 수립 권고”

    인권위 “정부, 장애인 탈시설 정책 주도해야… 로드맵 수립 권고”  2009년보다 2017년 장애인 거주시설 1,019곳→1,517곳, 거주인 23,243명→30,693명으로 늘어  정부 주도 ‘장애인 탈시설 추진단’ 구성과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마련 권고    등록일 [ 2019년09...
    Date2019.09.25 By성동센터 Views137
    Read More
  19. “서울지하철 8개역 엘리베이터 설치 불가능”… 결국 수직형 리프트로?

     “서울지하철 8개역 엘리베이터 설치 불가능”… 결국 수직형 리프트로?  2022년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 100% 설치 확보 방안 토론회 열어 8개역 ‘수직형 리프트’ 검토, 상일동역은 그마저 어려워… 장애계는 안전성 우려     등록일 [ 2019년09월12일 01시20분 ...
    Date2019.09.17 By성동센터 Views151
    Read More
  20. 장애계, 인권위 ‘만 65세 연령제한 둔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권고’에 환영

    장애계, 인권위 ‘만 65세 연령제한 둔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권고’에 환영  인권위 두 번째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권고… 장애계 ‘인권위 권고 환영’  “20대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 조속히 처리해서 장애인 생존권 보장해야”     등록일 [ 2019년08월27일 16...
    Date2019.08.28 By성동센터 Views11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