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석암투쟁 이끈 ‘마로니에 8인’ 황정용 씨, 13일 별세
자택에서 급작스레 사망… 석암재단 비리 세상에 알리며 탈시설
탈시설 장애인의 멘토로 활동, 김포센터 설립 함께하기도
등록일 [ 2019년07월13일 17시40분 ]
故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황정용 씨. 사진 오마이뉴스 이희훈
석암재단 투쟁을 이끈 ‘마로니에 8인’ 중 한 사람인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황정용 씨(만 59세)가 13일 새벽 자택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살던 황 씨는 아버지가 하던 도장파는 기술을 이어받아 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여동생 등 가족을 부양하며 살았다. 그러던 중 2003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동생에 의해 시설에 맡겨졌다.
2007년 1월 30일 김포 석암베데스다요양원에 입소한 고인은 시설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장애수당 횡령 등 시설 비리를 알게 된다. 고인을 비롯한 석암베데스다요양원 거주 장애인들은 ‘석암재단 생활인 인권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석암비대위)’를 꾸리고 시설 비리를 폭로하며 석암재단을 검찰에 고발한다.
이를 계기로 2009년 6월 4일, 고인을 비롯한 거주인 7명은 시설에서 나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62일간 노숙 농성을 하며 서울시에 탈시설자립생활정책을 요구했다. 이른바 ‘마로니에 8인’이라고 불린 이 투쟁의 성과로 서울시에는 탈시설전환지원센터, 자립생활주택, 탈시설 정착금 지원 등 탈시설의 초석되는 정책들이 마련됐다.
이후 고인도 2017년 10월 서울시 자립생활주택에서 공공임대주택으로 입주하여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이어나갔다. 고인은 탈시설 당사자로서 탈시설 투쟁 참여를 비롯해 탈시설 장애인들의 멘토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2012년 7월 개소한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함께 설립하기도 했다.
부고를 알린 석암비대위 등은 “황정용 동지가 함께한 마로니에 8인의 투쟁은 탈시설권리가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으로 구현되는 근거가 되었다”면서 “이 투쟁으로 서울시 탈시설 정책이 만들어졌으며, 이후 경기, 광주, 대구, 전주, 인천 등 지역별 탈시설 정책의 초석이 되었다”고 알렸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 7호실이며, 14일 오후 6시에 장례식장 추모관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발인은 15일 오전 8시다.
* 탈시설자립생활운동가 故 황정용동지 약력
- 1959년 11월 12일, 출생
- 성인이 된 후 도장 기술을 배워 가족들을 부양
- 2007년 1월 30일, 석암베데스다요양원 입소
- 2009년 6월 4일, 탈시설자립생활정책을 요구하며 62일간 노숙농성
- 2017년 10월, 임대주택으로 입주
- 석암재단생활인인권쟁취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 활동
- 다큐멘터리 『시설장애인의 역습(2009, 박종필감독)』 출연
-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함께 설립
- 탈시설 당사자로서 탈시설 멘토로 활동하는 등 각종 현장에 활발히 참여
* 조의금계좌
301-0109-3760-81 농협(예금주 :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http://www.beminor.com/detail.php?number=13619&thread=04r09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