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앓고 있는", "지능이 정상보다 떨어지는",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혜택",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에 관한 기사에서 흔히 접하는 표현이다.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 시민감시단 '새로고침'(아래 새로고침)은 이러한 표현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며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새로고침은 2016년 8월부터 최근 5년간 장애인 성폭력 사건 보도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새로고침은 "분석 결과, 피해자 유발론과 같은 왜곡된 통념, 국민의 알 권리라는 명분하에 작성되는 선정적 내용, 장애에 대한 비하 및 편견 강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원인 분석 없이 엄벌주의적인 처벌 강화만을 대응방안으로 내놓는 보도 태도 등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새로고침은 △장애자, 장애우 등의 표현 대신 '장애인' △'정상인' 이나 '일반인' 대신 '비장애인' △정확한 장애유형명 사용을 권고했다. 또한, △장애를 질병으로 묘사하는 표현("장애를 앓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표현("사리판단을 못 하고 판단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통제의 대상, 동정의 대상으로 보는 표현("지적장애인 보호제도",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혜택") △사람보다 장애에 초점을 맞춘 표현("시각장애라는 무거운 멍에를 지고", "장애를 극복한") △장애 특성으로 인한 고유문화를 불인정하는 표현("농아인이 일반인의 말을 읽고 쓸 수 있도록") 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과자 줄게", "2만 원 줄게" 등 가해자의 언어를 그대로 노출시켜 피해자가 장애로 인해 얼마나 취약했는지를 극단적으로 표현해 장애인을 무력한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점도 지적했다.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면서도 "지적장애여성 가구에 CCTV 설치"나 "성폭력 예방은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부터" 등의 표현을 씀으로써 장애인 성폭력 예방이 장애인에 대한 통제와 보호, 동정으로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고침은 "이는 성폭력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 채 피해의 원인을 장애에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새로고침은 그밖에도 장애여성성폭력상담소에서 제시하는 보도지침을 소개했다. 특히, 가해자를 '짐승'이나 '악마'로 표현하거나 장애여성 성폭력 사건 보도 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시각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 장애여성 성폭력의 일상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가해자의 범죄를 '몹쓸 짓' 정도로 축소하는 것은 범죄행위의 심각성을 희석시킨다며 주의를 요했다.
새로고침은 "언론사가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이고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과 내용의 기사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통념과 편견이 강화되고 있다"라며 "비판적 감시, 왜곡 없는 정확한 정보제공, 성폭력 사건의 근본적 원인과 국내외 변화의 흐름을 읽고 분석한 대안 제시 등 언론의 사회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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