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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침해한 경찰 저인망식 수사 적법?” 활보 이용자, 노동자 헌법 소원
개인정보보호법 18조 2항 7호 등 3개 조항 헌법 소원 제기
 
등록일 [ 2016년06월14일 15시14분 ]
 
 

14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경찰 개인정보 무단 수집 헌법 소원 청구 기자회견.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이용자, 활동보조인의 개인정보를 모조리 수집하는 김포경찰서의 저인망식 수사가 논란이 됐으나, 현행 법률은 이러한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애인과 활동보조인들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 소원을 청구했다.
 

김포경찰서는 지난해 초부터 활동지원서비스 부정 수급을 적발한다는 명목으로 이용자, 활동보조인 600여 명의 개인정보를 김포시로부터 입수했다. 아울러 통화기록, 위치 추적, 바우처 결제, 신용카드 사용 내용 등 전반적인 개인정보를 조합해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이 어디서 무슨 일을 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일부 이용자, 활동보조인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은 경찰이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일상을 감시하려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헌법에서 정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수사 행위가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개인정보보호법’ 18조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3자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2항 7호)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형사소송법’ 199조 2항, ‘경찰관 직무집행법’ 8조 1항은 경찰 등 수사 기관이 수사 중 필요할 경우 공적, 사적 단체에 관련 사실을 조회하거나 보고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아래 활보노조),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14일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김재왕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경찰은 개인의 동의, 혹은 법원의 영장이 없어도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 점에서 형사소송법이나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관련 조항은 위헌 소지가 있다.”라며 “김포시청이 정보 주체인 이용자, 활동보조인의 동의 없이 정보 제공을 한 것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예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개인정보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경찰의 먼지털이식 수사는 주로 정보를 캐기 쉬운 복지 수급자, 장애인, 활동보조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향하고 있다”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권 침해적인 사건으로 판단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구범 활보노조 부위원장은 “열심히 일해서 평균 월급 95만 원 받는 활동보조인들 신상 털어서 나중에 벌금 50만 원씩 내라고 하면 어쩌라는 것인가. 수사권을 가진 경찰이 힘없는 활동보조인을 박박 긁는 격”이라며 “이 문제가 김포뿐 아니라 다른 곳으로도 확대될지 모른다. 활동보조인들은 이를 막기 위해 관련된 국가기관 모두에 청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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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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