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등급제 개편 앞두고 복지부, ‘종합조사표 고시안’ 일방적으로 발표
장애계 “거듭된 요구에도 복지부 회의 열지 않아, 장애계와 소통해야”
등록일 [ 2019년05월28일 19시24분 ]
한 장애인 활동가가 종합조사표를 규탄하며 “점수에 우리를 가두지 말라! 장애인 활동지원 권리 보장하라”고 적힌 종이를 얼굴에 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오는 7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시행을 앞두고서 ‘장애인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계가 보건복지부에 10개월가량 열리지 않고 있는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의 조속한 개회를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광화문 지하차도에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1842일간 농성했다. 그 결과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방문하여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가 꾸려졌다. 민관협의체는 2017년 10월 20일을 시작으로 2018년 7월 6일까지 총 10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당시 10차 회의에서 복지부는 “부족했던 쟁점들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 필요성을 공감해서 △8월 장애인단체 토론회 △9~10월 장애인단체별 의견수렴 및 협의를 거쳐 △11월 이후 주요쟁점들에 대해 민관협의체와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전장연은 “장애인단체 토론회와 장애인단체별 의견 수렴 및 협의 이후에 열릴 것이라 기대했던 민관협의체 논의는 18년 11월 이후로 박경석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의 거듭된 요구, 그리고 조한진 위원이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의 개회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최근 정부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2·3차 병합국가보고서’에서 “장애등급제폐지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여 10차례 심도 깊은 회의를 통해 세부 실행방안을 논의해나가고 있다”고 왜곡된 보고를 했다.
더 큰 문제는 민관협의체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최근 복지부가 민관협의체 논의와 별도로 ‘장애인 서비스지원 종합조사의 내용 및 점수 산정 방법에 관한 고시’ 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 및 의견수렴을 지난 10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이 의제는 지금까지 민관협의체에서 논의한 내용의 핵심”이라면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있어서 장애인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는 이후 장애인 당사자가 지원받아야 할 서비스양의 결정과 수급여탈권을 다루는 중요한 문제이며, 중증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다루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장연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장애인 서비스지원 종합조사의 세부적 내용과 현장에서 진행될 종합조사 메뉴얼에 대한 정보가 미리 제공된 상황에서 민관협의체 회의가 진행될 수 있길 요청한다”면서 나아가 “장애계와 소통한 결과가 정리되고, 이견에 대하여 충분히 협의 및 조정하고 반영되길 바라며, 만약 반영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과 근거를 남기고 이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될 수 있길 요청한다”고 복지부에 밝혔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미 결정된 내용에 대해 민관협의체에서 요식적 절차만 거치는 회의가 되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요구하며 빠른 시일 내에 민관협의체 회의가 열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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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