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팀 곽철
얼마 전 김지영 활동가의 제안으로 센터 활동가들과 함께 영화 <크립캠프: 장애는 없다>를 시청했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장애운동을 어떻게 발전시켜 갔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재밌고 유쾌한 주제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활동가들은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영화를 감상 했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장애인의 인권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의 시작은 ‘캠프 제네드’였다. 캠프 제네드는 십대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 없이 인간 그 자체로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만들어졌다. 이 캠프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과 꼬리표 없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캠프에서 참가자들은 함께 먹고 즐기고 활동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장애 학생들이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은 조금씩 발견하게 되었다. 캠프가 끝나고 지역사회로 돌아온 이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사회의 억압과 편견에 침묵했던 이들이 세상을 향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서 뉴욕시의 교통을 마비시키고 워싱턴으로 원정 시위를 떠났다. 농성을 통해서 차별 금지 법안이 통과가 되고 ‘독립생활센터‘도 만들어지게 된다. 이후 수많은 농성을 통해서 장애인을 위한 법을 통과시키고 실행시켰다. 캠프 제네드는 참가자들이 세상에 맞서 함께 연합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만약 캠프 제네드가 없었다면 참가자들이 연합할 수 있는 힘과 동기가 없었을 것이고 수많은 법안들을 통과시킨 농성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캠프 제네드는 허름한 곳에서 출발했지만, 장애 운동사의 뿌리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미국의 투쟁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와 많이 닮아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곳이든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므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끝까지 요구하고 싸워야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작은 출발을 했지만 현재 많은 것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투쟁을 통해서 장애인차별금지, 이동권 보장, 장애인 거주 시설 페지 등 다양한 권리들을 쟁취해왔다. 하지만 아직 남아있는 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구성원들이 장애운동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여 더 많은 권리를 쟁취해야 한다.
여담으로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성동센터. 그 중에서도 활동지원팀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센터에도 같은 사업을 하지만 분명 성동센터는 타 센터의 활동지원팀과는 다르다. 성동센터의 활동지원팀의 기준은 일의 효율성 보다는 이용자와 활동지원사의 권리 보장에 맞춰져 있다. 이용자와 활동지원사의 첫 만남부터 연결, 모니터링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챙긴다. 특히 초기상담은 많은 이용자가 만족하고 감동하는 부분이다. 장애인 활동지원 지침 설명 같은 경우 “다른 곳은 이런 설명 없었는데 고맙다” “서비스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동안의 피로가 싹 풀리게 된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팀의 일원으로서 장애인의 권리를 찾는데 힘을 보탤 수 있어서 행복함을 느낀다. 앞으로 장애인의 자립생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